유방 촬영과 초음파검사 병행해야

광주일보 2013년 01월 17일 (목)

화창한 봄날 초음파 보느라 어둑어둑하게 조명을 줄여 놓은 진료실에서 유방이 단단해져서 내원한 한 환자를 만났다.

유두 아래쪽에 발생한 유방암. 크기가 꽤 크다. 오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인공수정을 수차례 시도해 어렵게 얻은 아이가 3살이라고 했다. “우리 남편은 아직도 아이를 볼 때면 이게 꿈일까? 너무 행복하다라고 해요.”

아이와 함께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다 싶어서 얼마 전 건강검진을 했고, 유방 촬영상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방촬영상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지만 결과는 치밀유방이었다.

치밀유방은 유방 유선 조직의 밀도가 높고 치밀해 유방촬영상 하얗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소견은 정상으로 판정하나 유방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작은 종물은 유방촬영상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상이라 판정돼도 치밀유선 또는 치밀유방이라 결과를 받으면, 유방초음파 검사를 병행해야 더욱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60% 이상이 치밀유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치밀유선으로 유방초음파 검사를 하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이 그럼 유방촬영을 하지 않고 유방초음파만 하면 되지않느냐는 것이다. 상피내암이나 암이 발생할 때 종물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미세한 석회가 발생하면서 추후에 종물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석회는 유방초음파에는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유방촬영을 시행해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를 함께 시행해야 정확한 검사가 되는 것이다.

유방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95%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암은 주변조직으로 침투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글동글하고 움직이는 몽우리가 만져지기보다는 예전보다 유방이 좀 뭉친듯한 증상, 또는 유방의 일부가 좀 단단해지는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치밀유선 조직을 가진 사람들은 평소에도 유방에 단단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뭉친 부분이 계속 안 풀리거나 더 단단해지는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는 것도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세심하게 진찰해야 하는 사람들 중의 하나가 임신중이거나 출산 후 수유하시는 이들이다. 간혹 젖이 뭉쳤다든가 젖몸살로 오해해 암세포가 유방 전체로 퍼지고 피부가 빨개져서 “유선염이 치료가 잘 안 돼요”라고 오는 환자들이 간혹 있다. 임신이나 수유중에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심한 경우가 많아 보는 사람의 마음을 많이 안타깝게 한다.

얼마 전 병실에 회진갔다가 아빠 뒤에서 숨어서 수줍게 인사를 하는 머리를 양 갈래로 묶은 귀여운 아이를 보았다. 인공수정으로 어렵게 얻은 정말 예쁜 아이였다. 유방암 3기의 엄마를 잘 치료해 3살의 귀여운 아이와 가족이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솟았다. “아가야∼ 우리 모두 열심히 해보자꾸나. 너랑 엄마랑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